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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Helicobacter  Up Gastrointest Res > Volume 23(3); 2023 > Article
위암의 정밀의료는 도래하고 있는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의 관점에서
요약: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가 위암의 위험인자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cancer-predisposing gene)의 생식계열 병원성 변이(germline pathogenic variants) 역시 위암의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암 유발 유전자의 생식계열 병원성 변이 및 이러한 병원성 변이가 H. pylori 감염과 결합된 경우에서 위암의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 연구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이번에 발표된 “Helicobacter pylori, homologous recombination genes, and gastric cancer”는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증례-대조군 연구로 암 유발 유전자의 변이와 위암의 발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보고, 유전자의 병원성 변이와 H. pylori 감염 여부가 연계되어 위암의 발생 위험에는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행되었다[1]. 연구자들은 두 개의 독립적인 코호트(BioBank Japan [BBJ]과 Aichi 암 센터의 Hospital-based Epidemiologic Research Program [HERPACC])를 이용하였다. 우선 BBJ에 있는 10,426명의 위암 환자 샘플과 38,153명의 대조군 샘플을 대상으로 27개의 암 유발 유전자에 존재하는 생식계열 병원성 변이와 위암의 위험(relative excess risk due to interaction) 사이의 연관성을 평 가한 다음, HERPACC의 위암 환자 1,433명과 대조군 5,997명을 대상으로 병원성 변이와 H. pylori 감염 여부가 결합되어 위암의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누적 위험도를 계산하였다. H. pylori 감염은 anti-H. pylori IgG 항체와 위축성 위염을 이용한 “ABC 방법” 두 가지를 이용하여 확인하였고, 두 가지 검사 결과에서 모두 음성인 경우에는 H. pylori 음성, 둘 중 하나라도 양성인 경우에는 H. pylori 양성으로 정의하였다. 유전자의 병원성 변이의 정의는 SnpEff, version 4.3t를 기준으로 기능 손실(loss of function)로 확인되었거나 ClinVar, version 2021-06-19를 기준으로 병원성(pathogenic)이거나 또는 병원성에 가까운(likely pathogenic) 경우로 확인될 때 병원성 변이가 있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연구 결과, 27개의 암 유발 유전자(CDH1, ATM, BARD1, BRCA1, BRCA2, BRIP1, CHEK2, PALB2, RAD51C, RAD51D, MLH1, MSH2, MSH6, PMS2, APC, BMPR1A, CDK4, CDKN2A, EPCAM, HOXB13, MUTYH, NBN, NF1, PTEN, SMAD4, STK11, TP53) 중 9개 유전자(APC, ATM, BRCA1, BRCA2, CDH1, MLH1, MSH2, MSH6, PALB2)의 생식계열 병원성 변이가 위암의 위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위암의 진단 당시 나이에 따른 생식계열 병원성 변이의 비율을 조사하였을 때, 환자들의 나이가 어릴수록 병원성 변이의 비율이 더 많은 경향을 보여주었고, 특히 CDH1, APC, MLH1, 이 세 가지 유전자 중 하나에 병원성 변이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carriers)의 진단 시 평균 연령은 병원성 변이가 없는 환자들(non-carriers)에 비해 10세 이상 어린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은 생식계열 병원성 변이가 있는 군과 없는 군 간에 차이가 없었다.
9개의 유전자를 HERPACC 샘플에 적용하여 분석하였을 때, H. pylori 감염과 전체 위암 위험 유전자들(overall gastric cancer risk genes; 9개)의 병원성 변이가 동시에 있는 경우에서는 위암의 위험이 14.22배(95% 신뢰구간, 2.50~25.93; P=0.02) 증가하였으며, H. pylori 감염과 4개(ATM, BRCA1, BRAC2, PALB2)의 상동 재조합 유전자(homologous-recombination genes) 병원성 변이가 동시에 있는 경우에는 위암의 위험이 16.01배(95% 신뢰구간, 2.22~29.81; P=0.02)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H. pylori 감염과 불일치복구 유전자들(mismatch-repair genes)의 병원성 변이가 같이 있는 경우에서는 위암의 위험에 영향을 주지 못하였다(-0.67 [95% 신뢰구간, -10.55~9.22]). 또한, 위암의 누적 위험도를 평가하였을 때, 85세를 기준으로 H. pylori 감염과 상동 재조합 유전자의 병원성 변이가 있는 사람의 위암 누적 위험도는 45.5% (95% 신뢰 구간, 20.7~62.6)였으나, H. pylori 감염은 있지만 상동 재조합 유전자의 병원성 변이가 없는 사람의 위암 누적 위험도는 14.4% (95% 신뢰구간, 12.2~16.6)였다. 따라서, H. pylori 감염은 상동 재조합 유전자의 생식계열 병원성 변이와 연관되어 위암의 위험을 높이는 것을 보여주었고, 상동 재조합 유전자의 병원성 변이가 있는 사람들에서는 H. pylori 제균 치료를 하는 것이 특히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해설: 2020년 GLOBOCAN 보고에 따르면, 위암은 전세계에서 5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암사망률에 있어서도 전세계적으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2]. 위암의 유병률은 나라마다 매우 다양하게 보고되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 일본, 중국, 몽골 등은 위암의 유병률이 높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에서 위암의 유병률이 높은 이유로는 유전, 식습관, 생활습관, 사회 경제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있겠으나, 공통적으로 H. pylori 감염률이 높다는 점도 위암의 유병률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H. pylori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만성 감염중 하나로, 위염, 소화성궤양, 점막연관성 림프조직(mucosaassociated lymphoid tissue) 림프종, 및 위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위암의 약 90%는 H. pylori 감염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보고도 있다[3].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산하의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에서는 H. pylori를 위암의 1군 발암물질, 즉 위암 발생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된 물질로 규정하였다[4].
H. pylori가 위암을 일으키는 기전은 복합적이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B 림프구에서 생리적으로 항체 유전자의 다양성을 유도하는 활성화 유도 사이티딘 디아미나제(activation-induced cytidine deaminase, AID)는 림프구 이외의 세포에서 돌연변이를 조장하여 암을 일으키는데, H. pylori 감염으로 인한 위의 만성 염증은 NF-κB 발현을 증가시켜 AID의 발현을 유도한다. 이렇게 유도된 AID는 TP53, CDKN2B-CDKN2A 등과 같은 여러 암 억제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일으킴으로써 위암을 유발한다[5]. 이러한 기전 외에도 H. pylori 감염으로 인한 위의 만성 염증은 인터루킨(interleukin)-1, 종양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α 등과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 및 산화스트레스를 조장하여 DNA 메틸화(methylation)나 micrioRNA 발현 이상을 일으켜서 위암의 발생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6,7]. H. pylori 감염이 혈관형성이나 림프절 및 타 장기로의 전이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대식세포 이동저해인자(macrophage migration inhibitory factor, MIF)의 발현을 조장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MIF 외에도 암세포의 침습 및 전이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상피-간엽 전환(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의 발현에 H. pylori 감염이 영향을 준다고 보고되기도 하였다[8,9]. 최근 Imai 등[10]은 극성조절 키나아제(polarity-regulating kinase) PAR1b에 의한 BRCA1의 인산화가 BRCA1의 핵 전달(nuclear delivery)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H. pylori에 있는 CagA로 인해 PAR1b 키나아제가 억제되면, BRCA1의 핵 축적(nuclear accumulation)을 손상시키고, 이와 관련된 게놈 불안정성(genome instability)을 유도하여 p53의 손실과 더불어 CagA가 직접적으로 위암을 일으키는 데 관여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H. pylori 외에도 위암을 일으키는 여러 요인들 중에는 암유발 유전자의 변이도 있다. 암 유발 유전자의 생식계열 병원성 변이가 확인된 환자에서 위암의 맞춤형 감시와 예방(tailored surveillance and prevention)은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CDH1은 유전성 미만성 위암(hereditary diffuse gastric cancer)의 위험 유전자이며, 유전자 검사를 통해 CDH1의 병원성 변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유전성 미만성 위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예방적으로 위절제술을 받기도 한다[11]. 그리고, DNA 염기손상 치유유전자(DNA damage repair gene)로 알려진 상동 재조합 유전자 및 불일치복구 유전자의 병원성 변이도 위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들이 최근 보고되었다[12]. 이 같은 배경 하에서, 이번 연구는 H. pylori가 위암의 위험을 증가시키는지는 확인하는 방법에 있어 기존의 분자생물학적 방법이 아닌 암 유발 유전자의 생식계열 병원성 변이에 초점을 맞추어 시행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하겠다. 물론, 단일 국가에서 시행된 후향적 연구였다는 점과 단일 염기서열 변이(single nucleotide variants)와 짧은 삽입/결실(small insertion-deletions)만 확인하였다는 점, 그리고, 실제 임상에서 위암의 예방 목적으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고 병원성 변이를 확인하면서 H. pylori 제균 치료를 하는 것이 당장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한계점들이 있다. 하지만, H. pylori 감염과 상동 재조합 유전자 병원성 변이가 상호 작용을 통해 위암의 위험을 의미있게 증가시켰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H. pylori 제균 치료와 더불어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위험도를 계층화한 맞춤 치료의 중요성을 시사하였고, 앞으로는 H. pylori 감염 여부에 따른 위암의 위험인자를 확인하는 연구 방법 중 하나로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연구들이 이루어질 것으로 추측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우리나라와 같이 위암과 H. pylori 유병률이 높은 나라에서 보다 구체적인 환자 맞춤 치료가 시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Notes

AVAILABILITY OF DATA AND MATERIAL

Data sharing is not applicable to this article as no datasets were generated or analyzed during the study.

CONFLICT OF INTEREST

There is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ated to this work.

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Sung Eun Kim. Project administration: Sung Eun Kim. Resources: Ah Cheon Park and Sung Eun Kim. Supervision: Sung Eun Kim. Writing - original draft: Ah Cheon Park and Sung Eun Kim. Writing - review & editing: Sung Eun Kim.

FUNDING STATEMENT

None.

ACKNOWLEDGMENTS

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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