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운동질환은 식도의 흥분 및 억제 신경의 균형이 깨짐으로 인해 다양한 증상이 발생하는 비교적 드문 질환이다. 본 글에서는 대표적인 식도운동질환인 식도이완불능(achalasia) 과 하부식도 경련성 운동 장애의 증상과 치료반응에 대한 성별차이를 알아보고자 한다.
여러 대규모 역학 연구에서 식도이완불능의 남녀 비율은 유사한 것으로 보고된다.1,2 식도이완불능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40-60세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1,
2]. 원위식도연축(distal esophageal spasm, DES)은 매우 드문 질환이어서 역학에 대한 연구 또한 드물다. 현재까지의 보고에 의하면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유병률은 3%-9% 정도이며 평균 유병 나이는 60세 그리고 여성의 유병률이 55%로 조금 더 높다[
3]. 잭해머식도(jackhammer esophagus, JE)는 시카고 분류 3.0(Chicago classification 3.0) [
4]에서 분류된 식도 운동 장애로 최근 발표된 시카고 분류 4.0 [
5]에서는 과수축 식도(hypercontractile esophagus)로 분류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는 제한적인데, 최근에 이루어진 38개의 연구를 포함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JE의 유병률은 고해상 식도내압검사를 시행한 환자 중 1.97% (95% confidence interval [CI]: 1.39%-2.78%)였으며, 진단 당시 평균 연령은 60.8세(95% CI: 57.1-64.4세)였고 환자의 65% (95% CI: 58%-72%)는 여성이었다[
6].
복강경 Heller 근절개술(laparoscopic Heller myotomy, LHM)을 받은 474명의 식도이완불능 환자(남성 248명, 여성 226명)를 전향적으로 분석한 한 일본 연구에 따르면, 여성 식도이완불능 환자에서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가 더 낮았고(
p<0.0001), 식도의 확장 정도가 덜하였다(
p=0.0061). LHM 전 가슴통증의 빈도와 강도는 여성에서 유의하게 높았으며(
p=0.0117 vs.
p=0.0103), 가슴통증의 호전되는 정도도 여성에서 더 높았다(
p=0.0005 vs.
p=0.003) [
7]. 다른 전향적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이란에서 수행된 213명의 식도이완불능 환자(남성 110명, 여성 103명)를 전향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도 여성 식도이완불능 환자가 남성 환자에 비해 가슴통증을 더 많이 호소하였다(70.9% vs. 54.4%,
p=0.03) [
8]. 또한, 풍선확장술(pneumatic balloon dilatation, PD) 혹은 보툴리눔 독소 주입 치료 후에 가슴통증은 남녀 모두에서 감소하였는데, 특히 여성에서 더 많이 감소하였다(32% vs. 20.9%,
p=0.04) [
8]. 하지만, 가슴통증이 나이와 성별과 무관하게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다[
9]. 식도이완불능 환자에서 가슴통증이 발생하는 기전은 아직 명확하지 않고 여성 식도이완불능 환자에서 가슴통증이 더 빈번한 이유도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위식도역류질환에서와 마찬가지로 식도 민감성이 여성에서 더 크기 때문에 가슴 통증의 빈도와 강도가 더 심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겠다.
경구내시경근절개술(per oral endoscopic myotomy, POEM) 전 식도이완불능의 증상 그리고 고해상 식도내압검사 결과에 있어 남녀 차이를 분석한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연하곤란은 여성 식도이완불능 환자에서 더 심한 반면 역류는 남성 환자에서 더 심하였고 속쓰림은 남성 환자에서 더 자주 발생하였다[
10]. 고해상 식도내압검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식도이완불능 환자는 남성 환자보다 하부식도조임근 압력(low esophageal sphincter pressure, LESP)이 더 높고 식도 길이가 더 짧았다. 이에 저자들은 이러한 남녀차이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여성 폐경 전과 폐경 후로 나누어서 분석을 하였고 폐경 전 여성에서 폐경 여성 혹은 남성보다 LESP가 더 높게 측정되었다[
10]. 에스트로겐이 LESP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향후 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PD 후 가장 좋은 결과를 보이는 식도이완불능 환자는 40세 이상, 여성, 2형 식도이완불능 환자이다[
11-
14]. 하지만, 3형 식도이완불능, DES 및 JE를 포함한 경련성 식도 운동 장애는 PD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식도이완불능의 다양한 증상 중 흉통은 환자의 약 50%에서만 PD 치료에 반응한다[
15,
16]. Farhoomand 등[
11]은 30 mm 풍선을 사용한 PD 후 3개월 이내에 재발하는 환자의 88%가 45세 미만이었고 거의 대부분이 남성이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Ghoshal 등[
15]은 12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이보다는 남성 성별이 PD 후 나쁜 결과와 독립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보고하였다. PD의 장기 효과를 본 한 연구(환자 106명, 여성 51명)에서는 나이의 중요성을 확인했지만 성별도 똑같이 중요한 변수인 것을 확인하였다[
17]. 50세 이하의 남성은 단일 30 mm PD의 치료 반응이 좋지 않았다. 여성의 경우 35세 미만은 PD에 반응이 좋지 않았으나 대부분의 나이든 여성은 단일 PD로 최소 5년 이상 잘 지냈다[
17]. PD에 대한 치료 반응에 남녀 차이가 있는 것은 하부식도조임근 근육 특성과 인장 강도(tensile strength)의 차이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러한 나이 및 성별 차이의 이유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18]. 젊은 환자, 특히 남성과 LESP가 높은 환자는 일차 LHM의 치료효과가 좋았다[
17,
19]. 하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LHM의 결과나 수술의 만족도에서의 남녀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7].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식도이완불능의 초치료로 젊은 남성은 LHM을, 나이든 여성은 PD를 먼저 시행하는 치료 알고리즘이 제시되기도 하였다[
18]. 또한, Ghoshal 등[
20]은 남성은 PD에 반응이 좋지 않으므로 초치료시 풍선크기를 35 mm부터 시작하고 반면 여성은 PD에 반응이 좋으므로 30 mm 풍선으로 치료를 시작할 것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POEM을 시행한 후 6개월 이상 추적관찰한 최근의 한 보고에서는 POEM의 효과, 시술 후 역류 증상과 고해상 식도내압검사 소견, 그리고 POEM의 합병증에서 남녀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10].
요약하면, 식도이완불능의 유병률은 남녀차이가 없으나 하부식도 경련성 운동 장애는 여성의 유병률이 조금 더 높은 편이다. 여성 식도이완불능 환자에서 가슴 통증이 더 빈번하고 이는 식도 민감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여성 식도이완불능 환자에서 LESP가 더 높은 것은 여성 호르몬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다. 식도운동성질환의 치료에 대한 반응에도 남녀의 차이가 있는데, 여성 식도이완불능 환자가 PD에 잘 반응한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증명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POEM이 그 효과는 물론 장기적인 추적 성적도 좋으며, 특히 하부식도 경련성 운동 장애의 치료에서도 좋은 효과가 입증되어 식도운동성질환의 초치료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발 맞추어 POEM의 시술 성적, 합병증, 장기 효과에 대한 남녀 차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겠으며,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식도운동성질환의 치료에 있어서도 남녀 맞춤 치료를 기대해 볼 수 있겠다.